지난 2024년 01월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서 비트코인(Bitcoin) ETF에 대한 승인을 내며 세상은 다시 한번 가상화폐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2024년 01월 11일 기준으로 \60,925,441이던 비트코인은 2024년 03월 13일 기준으로 \96,102,681까지 치솟았고 코인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채로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04월 15일 홍콩 SFC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1차 승인 발표를 예정하고 있기에 비트코인에 대한 세간의 이목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작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왜 세상은 그토록 비트코인에 열광하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정확한 답변을 내놓는 사람들은 고사하고 그 엇비슷한 대답이라도 하는 사람들이 극히 드문 것 역시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블록체인이나 탈중앙화나 가상화폐/암호화폐 등 용어들이 친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개념 자체도 기존에 통용되던 경제학적, 통화론적 상식들과 대비하여 이질적으로 느껴진다.(필자는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을 표현하는 그림들이 너무 미래지향적이어서 일반 대중이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느낀다고도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하여 쉽고 간단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다만 본 블로그에는 쉽고 빠른 정보 전달을 위하여 실제 기술들이나 현실에 대한 심한 과장, 왜곡 및 비하(?)가 있을 수 있으니 전공자/실무자 등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경우 가벼운 마음으로만 읽어주기를 바란다.
01. 화폐의 역사
안타깝게도 아무리 쉽게 설명하기 위한 포스팅이라도 밑도 끝도 없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바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목표로 하는 이름도 어려운 "탈중앙화"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이러한 개념이 나오게 되었는지, 그 역사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물론 읽기 귀찮은 사람들이 아래 [03. 블록체인에 대하여]로 건너뛴다고 해서 필자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화폐의 기원은 인류 역사의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들 알다시피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은 결국 화폐의 필요성을 촉구하게 되었고 다들 알고 있는 그 송아지와 사과의 교환 이야기를 굳이 여기서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 고전 이야기에서도 꼭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이 있는데 바로 저량(stock)과 유량(flow)의 비율 문제이다.
저량(stock)이란 한 시점의 값을 의미하고 유량이란 한 기간의 값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지갑에 들어있는 돈은 저량(stock)이고 일년 동안 내가 벌어들인 수익은 유량(flow)이다. 화폐에서의 저량과 유량도 마찬가지다. 저량(stock)의 화폐는 지금 당장 시장에 풀려있는 돈을 의미하고 유량(flow)의 화폐란 일정한 기간 동안 추가적으로 유통되는, 즉 새로 생성되는 화폐의 양을 의미한다.
이때 저량/유량 비율이 높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즉, 지금 당장 시장에 풀려있는 돈은 고정되어 있는데 일정 기간 동안 새로 만들어지는 돈이 적은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송아지와 사과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 즉 수요가 무한한 이상, 이것들을 구매할 수 있는 '화폐'에 대한 욕구 역시도 무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돈이 이 욕구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면 당연히 화폐의 가치는 치솟게 될 것이다.
반대로 저량/유량 비율이 낮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당장 시장에 풀려있는 돈은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돈이 과하게 많은 경우이다. 새로 유통되는 화폐의 양이 과하게 많다면 누구나 쉽게 화폐를 얻을 수 있고 결국 화폐의 값어치는 급격히 떨어지게 될 것이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면 조개를 화폐로 사용하는 섬나라에서는 조개를 얻기 위해서 바다에서 오랫동안 노동을 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10시간의 노동으로 얻은 조개 100개로 사과 1 바구니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해보자.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서 큰 바람이 불어와 해변에 조개가 듬뿍 쌓이게 됐다. 이제 너도 나도 1시간의 노동 만으로 사과 1 바구니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사과 1 바구니의 가격은 조개 100개가 아닐 것이다.
이렇게 화폐로써의 조개의 막이 내리게 되었다. 조개 화폐의 역사에서 배운 점은 화폐란 결국 저량/유량 비율(Stock-to-Flow Ratio)을 어느 정도 높게, 즉 새로 만들어지는 화폐의 양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역할로 제격인 것이 금, 은, 동과 같은 금속 돌들이었다.

이러한 금속 돌들은 조개 따위와는 다르게 새롭게 유입되는 양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또한 이러한 금속은 여러 보석들로 세공 역시 가능하여 심미적으로도 이점이 있었으니 이에 대한 수요는 어마무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러한 금속 돌들도 화폐로써 기능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로는 금과는 다르게 은이나 동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화폐의 기능 세 가지는 '교환의 매개 수단', '가치 척도의 단위', 그리고 '가치 저장의 수단'인데 은이나 동의 경우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두번째로는 부피와 무게의 문제였다. 땅과 건물을 사기 위해서 금괴를 몇 십개를 준비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아무리 대비를 해도 약탈을 당하기 일수였다. 그렇다보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였고 이것이 신용 거래의 첫 시발점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무거운 금을 옮기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발생하니 이것을 안전한 금고에 넣어두고 이 금고에 들어있는 금에 대한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하였다. 즉, 땅 한 마지기를 사기 위해서 구매자는 금고 보관증을 판매자에게 넘기는 식으로 거래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방식이 국가 단위로 운영되기 시작하며 등장한 개념이 '금본위제'이다. (사실 정확하게 기술하자면 금의 희소성으로 인하여 은본위제도가 도입되던 시기도 있었고 두 제도를 혼합하여 복본위제도를 사용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우리가 궁금한 것은 '그래서 블록체인이 뭔데?'이지, 이러한 세계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므로 대충 넘어가도록 하자.)
금본위제란 화폐 단위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같도록 화폐를 설정하는 것이고 이는 간단하게 말하면 '금에 대한 소유권'을 국가가 '화폐'의 형식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금본위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화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국가에 일정량의 화폐를 가지고 가서 금으로 교환하여 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숙한 형태의 화폐의 첫 등장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며 무너져 내렸다. 유례없는 거대한 전쟁이 발발하며 세계 각국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마무지한 돈을 전쟁에 투자하였다. 국가가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세금과 국채' 뿐이었지만 큰 전쟁 앞에서는 이 정도로는 끝없이 부족하였다.
이때 각 국가가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 '금본위제의 폐지'이다. 금본위제도 속에서는 금과 화폐의 교환이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나라가 화폐를 자의적으로 발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 국가가 필요한만큼 지폐를 발행하여 당장 눈 앞에 놓인 전쟁에 필요한 군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금본위제도의 폐지는 위에서 언급한 저량/유량 비율(Stock-to-Flow Ratio)을 낮추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금본위제도, 즉 금은 미국 달러로만 살 수 있고 각국은 환율을 적용하여 자국 통화를 미 달러로 교환하여야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브레턴우즈 체제'이다.
이렇게 미 달러로 금을 교환하는 금태환 정책은 한동안 유지되다가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며 막을 내리게 되었다. 미국이 전쟁으로 인하여 엄청난 수준의 재정 적자를 보게 되자 세계 많은 나라들이 미국 달러의 금 교환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이에 각국에서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하자 미국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고 불태환 선언(닉슨쇼크)을 하게 된다.
'알쓸신잡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알쓸신잡] 암호화폐 이야기 (3) | 2024.10.09 |
|---|---|
| [알쓸신잡] 이자율 이야기 (2) (3) | 2024.05.21 |
| [알쓸신잡] 이자율 이야기 (1) (1) | 2024.05.14 |
| [알쓸신잡] 블록체인(Block-chain) 이야기 (3) (2) | 2024.04.13 |
| [알쓸신잡] 블록체인(Block-chain) 이야기 (2) (0) | 2024.04.12 |